Now And Then

 

1.

태어나기도 전에 활동하던 옛날 가수를 좋아하는 것은 때로 불행이다. 그 가수의 라이브 공연이나, 신곡발매의 감격 같은 것은 일찌감치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공연에서 연주되는 모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일의 즐거움이나, 그들의 신곡을 기다리는 일의 가슴 설렘을 평생 느끼지 못할 운명인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무려 1960년대에 활동하던 밴드의 라이브 공연과 신곡발매를 모두 경험하게 되다니, 세상에 이런 기적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시간의 벽을 뚫고 도착한 음악이었기에 감격은 갑절이 되었다. 이 경우, 태어나기도 전에 활동하던 가수를 좋아하는 것은 불행이 아니라 행운이다. 혹은, ‘덕질은 반드시 보상받는다’.

 

2.

8년전, 폴 매카트니의 서울 공연을 직관한 것은 어떠한 논쟁의 여지도 없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었다. 그 공연에서 가장 마법 같았던 순간은 그가 Black Bird를 부르고 이어서 Here Today를 부른 10여분이었다. 비틀즈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왔지만 Black Bird가 그렇게 아름다운 곡인 줄을 그때 처음 알았다. 폴이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Black Bird를 부를 때 그가 서 있던 스테이지가 위로 떠올랐고, 폴은 하늘과 조금 더 가까워졌고,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꼈다. 거의 영적인 분위기가 감돌던 그때 폴은 서툰 한국어로 ‘존을 위한 노래’를 하겠다고 말한 뒤 Here Today를 연주했다. 난 비틀즈 해체 이후 멤버들의 솔로 활동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존 레논에 대한 폴의 추모곡인 Here Today는 그날 처음 듣는 것이었다. ‘내가 만약 너를 잘 안다고 하면 네 대답은 뭐였을까? 만약 네가 오늘 여기에 있었다면(And if I say, I really knew you well what would your answer be? If you were here today)’. 가사 뒤에 붙는 후렴구를 폴은 기이한 가성으로 흥얼댔다. 폴의 다른 어떤 음악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음색이었다. 나는 그 날,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꼈다. 1940년대에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난 두 전설적인 아티스트가 나누었던 우정의 시간과, 비틀즈가 해체되고 한참 뒤에나 태어난 한국의 한 고등학생이 비틀즈의 음악을 사랑해왔던 시간과, 수많은 관중들이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Here Today가 연주되던 그날의 시간이, 모두 겹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음악의 영적인 기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W55J2zE3N4&list=RDAW55J2zE3N4&start_radio=1

 

3.

2023년 11월 2일, 비틀즈의 신곡이 발매됐다. ‘비틀즈의 신곡’이라니.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거의 경건하게 유튜브로 Now and Then을 재생시켰다. 이번에도 눈물이 났다. 그리고 또 한 번, ‘영원성’을 믿게 됐다.

Now and Then은 너무나 확고하게 비틀즈적인 곡이었다. 새삼스럽지만, 비틀즈 음악은 이미 당대에 완성형이었기 때문에 오늘에 와서 ‘발전’하거나 ‘개선’될 여지가 조금도 없는 것이었다. 레논의 미완성 원곡에서는 우울하기만 했던 Now and Then은 전형적인 레논-매카트니 풍의 ‘비틀즈 곡’이 되어 있었다. 그것이 아쉽다는 견해도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레논의 자의식을 매카트니 식으로 중화한 것이야말로 ‘비틀즈’ 음악이며, 거기서 오는 균형과 긴장이 비틀즈 음악을 불멸의 것으로 만드는 핵심 기제다. 만약 Now and Then이 레논의 의도를 살리는 방식으로 복원되었다면, 그건 존 레논의 솔로곡이지 비틀즈 곡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레논의 서정적인 후기 솔로 곡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존 레논 식으로 완성되었을 Now and Then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때 이른 죽음이 아니었다면 존 레논이 얼마나 많은 명곡을 남겼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욱 커진 것도 사실이었지만. 어쨌든 시간을 뚫고 도착한 비틀즈의 ‘신곡’은 감격 그 자체였다. 2023년에 발매된 ‘신곡’ Now and Then은 완전히 순수한 ‘60년대풍 비틀즈 음악’으로서, 시대를 넘어서는 완결성을 갖춘 명불허전의 마스터피스였다.

동시에 Now and Then은 놀라운 현재성을 띤 곡이었다. 가령, 이 곡을 비틀즈가 발매한 13장의 정규앨범 중 어느 앨범에 수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울까? 우선 <Abbey Road>가 떠오른다는 점에서 Now and Then은 언뜻 전형적인 비틀즈 후기 곡처럼 들리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Now and then은 존의 솔로곡다운 서정적인 멜로디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어떤 대목에서는 <Rubber Soul>이나 <White Album>과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곡 전체의 구성을 생각해보면 매카트니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마지막 앨범인 <Let it Be>에 수록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레논-매카트니 협력 하에 만들어진 초기곡 We can work it out도 떠올랐다. 그러니까 Now and Then은 비틀즈의 역사 어디에도 귀속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단순한 ‘비틀즈 이벤트’나 ‘리프라이즈(reprise)’가 아니라, 지금까지 비틀즈 멤버들이 모두 살아 있었다면 정말로 발매되었을 법한 ‘현재의 비틀즈 음악’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다, 우린 정말로 ‘2023년의 비틀즈’를 듣고 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Now and Then은 역시 ‘존 레논적인 것’이 중심에 있는 곡이다. 알려진 대로 Now and Then은 원래 존 레논의 미발표곡이었던 Real Love, Free as a Bird와 함께 비틀즈의 ‘창고 대방출’ 프로젝트였던 Anthology 시리즈(1,2,3) 때 발매되었어야 하는 곡이다(Real Love는 <Anthology 1>, Free as a Bird는 <Anthology 2>에 각각 첫 번째 트랙으로 수록되어 있다 – 원래대로였다면 <Anthology 3>의 첫 번째 트랙은 Now and Then이 되었어야 하는 것). 당시 기술적인 문제로 레논의 목소리를 분리해내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을 오늘날의 AI 기술을 동원해 극복함으로써 늦게나마 Now and Then을 발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매체를 통해서도 잘 소개되있다. 그러니까 Real Love와 Free as a Bird를 떠올리면 Now and Then은 역시 존 레논의 곡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존 레논이 추구했던 것은 무엇일까. 존 레논은 기본적으로 거친 락커(rocker)적인 기질을 지녔지만, 특이하게도 이것을 서정적인 멜로디로 구현하고자 한다. 락(rock)적인 것을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것, 즉 하드락과 서정적 발라드 사이의 좁은 길(그 형식은 싸이키델릭인 것일까?)이 바로 존 레논이 가고자 하는 길이며 그것이 존 레논 음악의 독특한 매력이다. 그에게 서정이 중요했다는 것은 여러가지 단서를 통해 확인된다. 그가 폴의 음악 중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곡이 Here There and Everywhere과 For no one이었다는 사실이나, 오랫동안 밥 딜런의 음악을 흠모했다는 사실은 존 레논이 추구했던 멜로디가 어떤 것인지 가늠하게 해준다. 밥 딜런의 걸작 Like a Rolling Stone의 앞부분은 존 레논의 후기 솔로곡과 분위기가 닮아 있다(레논이 딜런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밥 딜런의 Make You Feel my Love나 Knocking on Heaven’s door 같은 노래를 존이 아주 좋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존 레논적인 서정성은 그의 후기 솔로곡들에서 두드러지는데, 잘 알려진 Imagine, Woman 같은 곡이나 Jealous Guy, Beautiful Boy, Mind Games도 기본적으로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매우 뛰어난 곡들이다(사실 비틀즈 시절에도 Nowhere Man,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Strawberry Fields Forever 같은 곡에서 그런 멜로디를 선보였었다). 그런데 여기에 존 레논만의 어둠과 우울이 강해지면 전율을 일으키는 음악적 순간이 탄생하는 것인데 Oh my Love나 Mother 같은 곡들이 바로 그것이다(Mother는 최승자 시인의 시에도 직접 인용되어 있다).

 

5.

Now and Then 속에는 30대 레논의 목소리와, 50대 해리슨의 기타와, 80대인 매카트니와 링고 목소리가 한 데 엉겨 붙어있다. 한 곡에 1979년과 1995년과 2023년이 공존하고 있다. 공식 뮤직비디오 연출은 노골적으로 그 사실을 강조한다. 페퍼 상사 시절의 존과 조지가 80대의 폴-링고와 한 프레임에서 합주하는 장면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음악적 진실이다. Now and Then 싱글의 A면에는 비틀즈의 데뷔곡이었던 Love me do가 수록되어 있는데, 여기엔 물론 비틀즈 신화를 단숨에 압축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비틀즈는 음악의 안과 밖 모두에서 증명하고 있다. 어떤 시간은 두께와 깊이를 지니고 있는 것이어서, 다른 시간대와 겹쳐서 중층으로 흐르기도 하고, 흐르는 것이 아니라 깊이 파 내려가기도 하고, 무한히 순환하여 ‘영원’, ‘불멸’ 같은 말에 가 닿기도 한다. 그것은 비틀즈 음악의 불가사의한 불멸성의 비결일 뿐만 아니라, 인생의 비의적 진실이기도 할 것이다.

 

P.S. <2023년 11월 기준 나의 비틀즈 BEST 10>

언젠가 이런 것을 꼭 해보고 싶었다 – 아니, 사실 한참 비틀즈 음악에 빠져 살 때는 이미 이런 식의 베스트 목록을 수차례나 혼자 만들었었다. 단지 그 리스트를 공개하거나 함께 공유할 친구가 없었을 뿐.

오랜만에 다시 나만의 베스트10 리스트를 만들다 보니 쓸데없이 너무 진지해져서 비틀즈의 모든 정규 앨범을 모두 재검토했다. 다시 한번 느낀 것이지만 비틀즈 음악은 정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10곡만 추려내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비틀즈의 초창기 ‘아이돌’ 시절 곡들도 여전히 너무 듣기 좋았고, Yesterday랄지 Let it be랄지 Hey Jude 같은 유명한 곡들도 말할 수 없이 좋았고, 원래 좋아하던 후기 곡들은 늘 그렇듯 경이로웠다. 비틀즈를 일찍이 만난 것은 정말이지 인생에 두 번은 없을 행운이다. 심지어 폴 매카트니의 라이브 공연과 비틀즈의 신곡 발매까지 경험하다니, 나는 솔직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리스트는 철저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리스트이다.)

순위 곡 이름 (수록앨범) 설명
10 All You Need Is Love (9집) 아마도 이 리스트에 있는 비틀즈 곡들 중 일반적인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곡이 아닐까 한다. 이 곡만큼 비틀즈가 상징하는 시대정신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곡도 없지 않을까 싶다. 비틀즈다운 천재적인 도입부와 후크가 일품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10위 곡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I am the Walrus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사이에서 한참 고민하다가, 두 곡 중 하나를 10위곡으로 하면 너무 매니악한 리스트가 될 것 같아서 그냥 All you need is love를 선택했다. 어쨌든 모두 다 좋은 곡이니까!
9 She’s Leaving Home (8집) 의외로 잘 언급이 안되는 곡인데, 나는 이 곡이 정말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Sgt. Pepper 앨범의 허리 부분을 담당하는 폴 매카트니의 다른 곡들 (Getting Better / Fixing a Hole / Lovely Rita)을 모두 정말 많이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무게감이 있는 곡은 She’s Leaving Home이라고 생각한다. 듣다 보면 가사가 묘사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나는 그때 연상되는 특유의 담담한 슬픔을 너무 좋아한다.
8 I’m so Tired (10집)
 
이 곡은 이상하게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유난히 귀에 맴돌았다. 이 음악에 담긴 (말그대로) ‘피곤한’ 슬픔, 그러니까 슬퍼서 주저 앉아 우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이 그저 피곤하고 귀찮은 느낌, 이런 것이 나에겐 유난히 와 닿는달까. 비슷한 이유로 Revolver에 수록된 I’m only Sleeping도 좋아한다. 철저히 개인적인 이유로 사랑하는 곡이다.
7 Happiness is a warm gun (10집)
 
이 곡이 프로그레시브 록의 효시라는 평가는 전혀 과장이 아니다. 발라드처럼 시작해서, 기타 솔로를 거쳐서 하드록적으로 전개되다가, 팝적인 후렴구로 마무리되는 구성이 천재적이다. 특히 후렴구에서 갑자기 박자를 무너뜨리면서 랩(?) 같은 게 튀어나오는데,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하드록적인 본질을 유지하고 있다. 비틀즈 음악에서 이질적인 테마들이 조화롭게 결합되는 방식은 정말 신기할 지경이다.
6 Nowhere Man (6집)
 
사실 별로 설명이 필요 없는 명곡이다. 참으로 존 레논스러운 곡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존 레논을 상징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에 비견될만한 비슷한 시기 비틀즈 곡으로는 같은 앨범에 수록된 In my Life나 폴 매카트니의 Yesterday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은데(두 곡도 참 좋아한다), 그래도 나는 Nowhere Man을 더 좋아한다. Rubber Soul 앨범 자체가 비틀즈 음악이 초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 앨범이었던 만큼, 이 곡도 초기의 젊은 에너지와 예술가적인 자의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6집에는 이런 느낌의 명곡이 정말 많다.
5 I want you (She’s so heavy) (12집)
 
싸이키델릭하면서도 블루지하면서도 프로그레시브한… 비틀즈 사운드의 핵심이 모두 담긴 원조 헤비메탈이다. 이 곡의 가사는 별볼일이 없지만 그 사운드의 풍부함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 곡을 좋아했다. 나만 이 곡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레딧 사용자 선정 최고의 비틀즈 곡 10위’에 당당히 랭크되어 있다! 나는 Come Together보다 이 노래를 더 좋아한다. 비틀즈 정규 발매곡들 중 러닝 타임이 Revolution 9 다음으로 긴데, Revolution 9은 사실상 실험으로 일관한 곡이었다면 I want you는 완결된 곡의 형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실험과 음악적 완성도를 모두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4 Strawberry Fields Forever (9집) 비틀즈 해체 이후 존 레논의 솔로곡을 예고하는 듯한 곡이기도 하고, I am the Walrus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가 다소 매니악한 곡인 것에 비해 스트로베리필즈는 싸이키델릭하면서도 적절하게 서정적이라서 여운과 호소력이 짙은 곡이다. 한참 싸이키델릭하던 시절 비틀즈 곡들 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곡이고, 팬들 사이에서는 논쟁의 여지가 거의 없는 비틀즈 역대최고 곡들 중 하나다.
3 Something (12집)
 
Something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명곡이다. 이 곡은 가장 비틀즈적이면서 가장 비틀즈적이지 않다. 조지 해리슨 곡들은 실험적인 인도 음악이나 While my guitar gently wheeps, Taxman 같은 전형적인 기타-록이 대부분인데, Something은 해리슨 곡들 중에서도 예외적인 블루스 록이다. 이 곡을 비틀즈 역사 속 어디에 위치 지울 것인지가 난감하다는 의미다. Something의 좋음을 설명하기 위한 적절한 언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데, 그럼에도 이 곡이 대체 불가능한 명곡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른 모든 순위가 뒤바뀌더라도, 나에게 Something은 비틀즈 올 타임 베스트 3 안에는 언제나 반드시 들어가는 명곡이다.
2 Abbey Road Medley (12집)
(You Never Give Me Your Money ~ The End)
Abbey Road 앨범의 B면은 사실상 통째로 한 곡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메들리의 첫 곡인 You never Give me your money의 테마가 마지막 Carry That Weight에서 반복되는 구성이나, Polythene Pam에서 She came in Through the Bathroom Window로 넘어가는 전환은 정말 압권이다. 이 긴 메들리에는 서사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 비틀즈의 모든 것이 다 담겨 있다.
1 A Day in the Life (8집) 비틀즈의 모든 곡들 중 1위 곡을 하나만 정하려고 하니, 솔직히 보수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평론가들과 팬들이 거의 언제나 최고의 비틀즈 곡으로 선택하는 그 곡이다. 이질적인 2개 이상의 테마를 이어 붙여서 곡을 완성하는 것은 비틀즈가 자주 선택하는 방식이긴 한데, 이 곡의 위대함은 그렇게 다른 두 테마가 정말 신비로운 방식으로 어울리게 결합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메인 멜로디 자체도 매우 아름답다. 처음 들으면 이 곡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 경우 제프 벡이 편곡한 버전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접근 방법이다. 제프 벡 버전을 들어보면 두 테마가 얼마나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아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제프 벡은 공연할 때 항상 이 곡을 엔딩 곡으로 연주한다 - 제프 벡의 내한공연에서 들었던 A Day in the Life 연주는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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