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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한 잡담(1):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게 뭔가요?”

1.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게 뭔가요?” 잠시 머뭇거리다 ‘글쓰기’라고 대답했다. 얼마전에 우연히 학교에 심리 상담 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등록금도 냈겠다, 특별히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졸업 전에 한 번쯤 그런 것을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심리검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심리학 자체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카운슬링, 내면탐구, 뭐 그런 것을 원래 좋아한다. 초기조건을 정확하게 알면 그 물체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물리학의 법칙을 따라, 인간의 운명이나 인생의 향방도 그 사람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방송의 유튜브 클립들도 챙겨보는 편이다. 지나치게 스스로에..

책에 대한 잡담 (2) – 왜 읽는가?

1. 아주 어릴 때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세속적 성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어 능력의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어서 언어적 두뇌가 일찍이 발달한 경우, 아무리 상식과 교양이 부족해도 제한된 시간 안에 기계적으로 텍스트를 소화해내는 것이 관건인 수능이나 리트(LEET), 피셋(PSAT) 같은 언어 시험은 잘 볼 수 있다. 그 시험들을 잘 보면 변호사도 되고 공무원도 될 수 있다. 상식, 교양, ‘지식’은 ‘지능’과는 별 상관이 없다. 그러나 ‘머리가 굳은’ 성인기 이후에 과하게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여러모로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우선 잡념이 많아져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방해가 되고, 애매한 잡지식이 늘어서 허무맹랑한 사람을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나다. 예를 들..

책에 대한 잡담 (1) – 어떤 책을 살 것인가

1. 물론 내가 돈을 넘치도록 많이 버는 사람이었더라면 읽고 싶은 책을 내키는 대로 사 날랐을 것이다. 혹은 내가 하루를 48시간처럼 사용할 줄 아는 효율적 인간이었더라면 닥치는 대로 읽고 싶은 책을 모조리 읽어버렸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입장이 못된다. ‘용돈생활자’이며 ‘비효율적 인간’인 주제에 ‘투머치 리더(too much reader)’인 나는 매우 타이트한 예산과 시간의 제약 속에서 ‘살 책’과 ‘빌릴 책’을, ‘읽을 책’과 ‘읽지 않을 책’을, 그리고 ‘대충 읽을 책’과 ‘정독할 책’, ‘한번 읽고 말 책’과 ‘읽고 서평까지 써 둘 책’을 선택해야만 한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는 날은 ‘읽지 않은 책들’과 ‘읽어야 할 책들’을 잔뜩 발견하고는 거대한 부채를 떠안은 채무자가 되어 집으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