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책들에 대한 단평(6): 장강명, 임명묵, 한윤형
Posted by 장기균형
- 장강명홀수 장에는 살인자의 철학이 제시되고, 짝수 장에는 전형적인 사회파 추리소설이 펼쳐진다. 이 소설의 살인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무신론자 캐릭터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인물들을 대놓고 인용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역시 무게감이 너무 떨어지고 얄팍하기만 하다. 홀수 장들의 톤 자체가 애매해서, 작가가 살인자를 옹호하고자 하는 것인지, 비난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게 되어있다(바로 그런 식의 중립성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가적 위대함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 그런데 이 소설은 그걸 감안하고 봐도 살인자 묘사가 너무 어정쩡하다). 최종적으로 소설의 결론은 후자(살인자 비난)에 가까워 보이는데, 그렇다면 홀수 장들은 의도에 비해 너무 무게를 잡은 것처럼 보인다. 톤 조절 실패다.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