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정유정)과 <헤어질 결심>(박찬욱)
Posted by 장기균형
어제 박찬욱 감독의 을 보고 실망했다. 나는 정서경 작가와 협업을 시작한 이후의 박찬욱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대사가 유치하고 서사와 메타포는 조잡하며 기교와 트릭이 과해서 영화에 해가 된다. 드라마 작가 김은숙의 대사는, 그것이 일종의 ‘밈’이 되어 전국민적인 인기몰이를 하곤 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제아무리 ‘오글거릴지언정’ 최소한 대중의 (유치하지만 솔직한) 니즈에 복무하는 측면이라도 있는데, 정서경의 숱한 문어체 대사들은 당최 무엇을 의도한 것인지 알 수 없다(별로 코믹하지도 않다!). ‘오글거리는 문어체’라는 사실 자체보다 문제적인 것은, 그것이 뭔가 ‘진지한 의미를 담고 있는 체’하며 관객의 허영심에 호소한다는 ‘비윤리성’의 측면이다(외국인 관객에게는 이런 지점이 덜 거슬릴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