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책들에 대한 단평 (3): 자살, 퀴어, 부족주의
Posted by 장기균형
『숭배, 애도, 적대』 - 천정환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고, 자주 울컥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자살 문화에 대한 일종의 계보학을 시도한다. 90년대 대학생들이 주도한 ‘분신정국’과 2000년대 노동자들의 분신 사건들 사이의 연속과 단절을 검토하는 것으로 출발하여 정치인, 공무원, 연예인의 자살을 분석한다. 자살은 언어(상징계)를 초과하는 사건이라서 근본적으로 온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 그건 자살을 하는 당사자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 분석하는 자살자들의 유서는 그래서인지 많은 경우 자신보다 더 큰 대상을 ‘위해서’ 죽는다는 식의 서술을 담고 있다. 그들은 반미자주투쟁을 위해서, 노동자 권리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조직을 위해서 자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에는 언제나 내밀한 사적인 동기도 작용..